제국은 오랫동안 '전이'에 힘에 매료되어 그것을 조종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빌마르크 제국 실험장에서 대규모 전이 실험이 자행되었다. 결국 이 실험은 실패로 돌아갔고 빌마르크 주변은 황폐화되었으며
몬스터는 흉포해졌다.
하지만 빌마르크에서의 실험이 꼭 환경과 몬스터에게만 영향을 끼친것만은 아니었다. 당연한 일이겠지만 제어되지 못한 막대한 전이 에너지는 인간에게까지 큰 영향을 미치고 만다. 인간에게 깃든 전이의 에너지는 실험에 참가한 모든 연구원과 병사들을 죽이고도 남는 엄청난 에너지였다. '그 누구도 그 실험의 결과로 인해 목숨을 부지한 자는 없었다.' 이것이 기사단이 공식적으로 황제에게 발표한 내용이다.
하지만 몸에 일부분이 전이되어 인간 이상의 초인적인 힘을 가지게된 몇몇 아이들이 있었다. 그들의 힘에 매력을 느낀 제국 기사단은 그 아이들을 거두어 병사로 훈련시킨다. 귀검사로 불리우는 이들은 전이의 힘으로 차원을 열어 공격하는 전대 미문의 기술을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황제에 의해 발각되고만 이들은 역도들로 몰려 숙청당하게 되고 기사단은 '반'에 의해 해산, 재편성된다. 소수 살아남은 귀검사들은 제국의 눈을 피해 언더풋 근처로 숨어들었다고는 하나 그 진위는 분명치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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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이 오랫동안 각지의 검술과 무술을 집대성 시켜 발전시킨 궁극의 검술이 있다. 그것은 바로 '발검술'이라 불리는 검술이었다. 하지만 보통의 제국의 검사들은 'Unsheathe the sword' 즉, 검을 뽑음으로서 선전 포고를 하는 것이 오랜 관행으로 이어져왔다.
그에 반해 발검술은 검을 검집에 넣고 시작하는 검술로서 쾌검을 이용해 순식간에 검을 뽑아 적을 제압하는 검술이었다. 이러한 발검술은 다른 보통의 검사들에게 이단으로 불리며 매도되었고 그 악명 때문인지 발검술을 익히려는 사람은 점차 줄어만 갔다. 이후로 발검술은 일부 귀족 가문에서만 전수되었을 뿐 그 누구도 사용하지 않는 금지된 검술 처럼 여겨졌다. 그리고 발검술은 세상에서 종적을 감춘 것 처럼 보였다.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자들이 나타나기 전 까진 말이다.
소드 마스터라 불리는 검사들은 이 발검술을 이용해 새로운 류파의 검술을 만들어 냈으며 마수에서 나오는 전이 에너지로 검에 마법을 부여하거나 그 형태를 변형시켜 더욱 강한 검술을 선보이게 된다. 제국은 이 매력적이고 위험한 검술을 받아들여야 할지 금지시켜야 할 지에 대한 기로에 서있다. 만약 받아들인다면 제국의 영토를 더욱 크게 확장할 수 있겠으나 언젠가는 그 칼끝이 제국을 향할 것이다.
제국이 선택한 답안은 지극히 그들다운 선택이었다.
'발검술은 제국의 이름으로만 사용가능하며 그 이외의 집단에서 사용시 제국에 반하는 것으로 여겨
즉시 처형할 것이다.'
각성명 | 노블레스(Noblesse)
거대한 태양이 솟아올랐다.
그 무엇보다 붉게 타오르는 태양.
모든 것을 집어 삼키려는 듯 태양은 지지 않고 끝없이 타오른다.
바짝 타들어가는 대지에서는 곡식이 자라지 않고
열기로 인해 강도 호수도 바닥을 드러내는 구나.
목숨을 죄어오는 태양볕 아래 민중들의 눈만 촉촉히 젖어드네.
태양은 이윽고 그 눈물마저 말려버릴 것이오
형제들이여.
아직 그대들의 몸에도 뜨거운 피가 흐르는가?
오직 들끓는 붉은 피만이 저 뜨거운 태양을 잠재울지니
붉은 깃발 아래 짓밟혀도 사그러들지 않는 이분노가
나의 피를
그대들의 피를
역류시켜 저 태양을 잠식시킬 것이다.
-노블레스"
명예로운 제국군에게 알린다.
제국령 곳곳에서 발견되는 이 불경한 시는 노블레스라는 집단이 시민들을 선동하기 위한 수단으로
퍼트린 것으로 보인다.
제국군은 이 방을 발견하는 즉시 모두 회수하여 태워야하며 해당 시를 노래하거나 필사하는 자들도
모두 잡아들여야 할 것이다.
특히 중요한 것은 노블레스라 불리는 집단의 체포이다.
이들은 제국의 검술과 기술, 마법을 익힌 자들로 제국에 반기를 든 급진파 테러리스트들이다.
노블레스는 최대한 생포를 하여 잡아들이되 만약 반항한다면 즉결 처분해도 좋다.
노블레스를 생포한 병사에게는 2계급 특진, 즉결 처분한 병사에게는 1계급 특진의 포상을
지급할 것이다.
이상은 위대한 황제 레온 리히트리 3세 전하의 명을 받들어 제국 제1 기사단장 반이 선포하는 바이다.
2차 각성명 | 마제스티(Majesty)
「부러진 마음 삭풍에 갉아 먹히는데
구름을 뚫은 별빛이 검을 비춘다.
이글거리는 태양을 떨어뜨리는 것은
멀리서 달려온 작은 별빛이니
나 다시 돌아와 별이 녹아든 검을 들어 올린다.」
반제국 운동을 벌이다 체포된 노블레스들이 감옥에서 부르는 이 짧은 노래는 그들의 운명처럼 느릿하고 처연하게 시작한다. 그러나 황제의 상징인 태양을 향해 복수를 다짐하는 구절 앞에서 곡조는 느닷없이 빠르고 강해진다. 노래를 처음 만들어 부른 이의 다짐과 각오가 배어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가혹한 심문을 해도 노블레스들은 노래 속 "나"가 누군지 숨기고 있다. 제국군은 그 굳건한 의지에 공포마저 느끼며 노래의 주인공을 찾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 결과 그는 제국을 부수는 도구로써 제국의 검술을 선택했으며, 아무도 뽑지 못한 궁극의 마검을 휘두른다는 사실을 밝혀내었다. 또한 노블레스들은 그를 '마제스티'라 부르며 경배하고 있다는 것도 알아낼 수 있었다. 제국은 '마제스티'라는 명칭 자체가 황제를 위협하고 역성 혁명을 일으키겠다는 의도로 파악하였으며, 마제스티를 단순한 테러범이 아닌 반역자라 하여 국적(國敵)으로 확실히 규정하였다. 수색과 처벌은 더욱 치밀하고 가혹해졌지만, 그들의 행동은 대대적인 노블레스 탄압이 순탄치 않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 볼 수 있겠다.
한편, 마제스티가 화자인 저 노래는 시간이 흐름에 따라 덧붙여지는 듯하다. 제국이 마제스티를 잡지 못하는 한 노래는 더욱 길어질 것으로 예상되며, 노래가 길어질수록 제국의 위신도 진흙탕 신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다음은 마제스티의 존재가 알려진 후 추가된 노래 구절이다.
「먼저 떠난 형제여 자매여 울지마라.
그대들의 정당한 계승자, 그대들의 정당한 복수자
나 여기에 다시 일어섰으니
푸른 빛 서린 검 누구보다 빠르게 내리쳐
적의 검은 심장 갈라 그대들 앞에 바칠 것이다.」
노블레스들이 죽어가면서도 노래 부르며 애타게 기다리는 마제스티. 단순한 반역자가 될지 혹은 위대한 혁명가가 될지 지금은 아직 아무도 모른다. 단지 역사에는 틀림없이 기록될 것이라고 말할 뿐이다.
- 모험가 카라카스의 『데 로스 제국에 항거하는 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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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몬 슬레이어는 마인을 다루는 검사들을 말한다. 하지만 특히 다른 이들과 차별화 되는 점은 바로 '마검'을 사용하여 적을 제압하는 데 있다. 그 마검은 '프놈'으로 불리는 마검으로 그 길이가 원래의 검신보다 10배 이상으로 늘어나며 마치 살아있는 생명체처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마검 프놈에 숨겨진 비밀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마검이 여러가지 '마인(魔人)'들의 집합체라는 것이다. 마검을 다룰 수 있는 힘을 빌려주는 '검마 다이무스'의 힘, 검 자체를 이루고 검을 움직이게 하는 '마검 프놈'의 지배력, 그리고 날카로운 칼날을 등에 지고 있는 소형 마인인 '검인 켈쿠스'의 결속력이 합쳐져 하나의 검으로 완성된다.
검마 다이무스는 그 육체를 잃고 에너지로 구성된 마인으로 원래는 아주 강력한 검사였다고 전해진다. 데몬 슬레이어들은 검마 다이무스와 계약하여 마검 프놈을 다룰 수 있는 힘을 빌려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마검 프놈은 브롱크스 남부에서 가장 먼저 발견되어진 '뱀'의 모습을 한 마인으로 어떻게 보아도 검처럼은 보이지 않는다.하지만 하급 마인인 '검인 켈쿠스'를 현혹하고 조종할 수 있는 프놈은 자신의 몸에 검인 켈쿠스를 엮어서 검날이 자유자재로 늘어나는 하나의 검으로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데몬 슬레이어는 이 3종류의 마인들을 다룰 수 있는 강인한 정신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데몬 슬레이어는 점차 마(魔)에 빠져들어 다이무스에게 육체를 빼앗기거나 프놈에게 정신 지배를 당할 수 도 있는 것이다.
각성명 | 검마(劍魔)
"자네가 검마인가? 이런 사막 한 가운데 다이무스라는 검마가 살고 있다고 하더니... 헛소문이 아니었어"
그 누구도 스스로 찾은 적 없는 이 메마른 대지를 울리는 묵직한 음성이 나를 긴장하게한다.
나는 방금 잡은 들쥐를 손질하는 것을 관두고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재빨리 뒤돌아 봤다.
"하핫! 눈빛이 살아있는 상대를 만난 것이 얼마만인가? 제법 즐거운 비무가 되겠어!"
운명이란 놈은 어떤 예고도 없이 찾아온다. 갑자기 나타난 이 비범한 사내로 부터 지금껏 없었던 강한 이끌림을 느낀다.
살갗을 뚫을 듯한 예기(銳氣)
온몸에 훈장처럼 새겨져 있는 검상과 흉터
훌륭하게 관리된 혈향을 내뿜는 두 자루의 보검
귀신이라 해도 믿을 만한 괴기한 생김새의 검사
바로 맹자(猛子) 중의 맹자, 피로 칼을 적시는 자... 정복자 카시야스가 눈앞에 서 있다.
이 얼마나 황송한 일인가? 최강의 검사가 나처럼 이름 없는 검사의 비루한 명성을 듣고 검을 섞고 싶어 이 먼길을 찾아오다니 말이다.
"지금 막 새로운 검술을 완성한 참이오. 그것을 자랑할 상대를 찾을 필요없게 됐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오"
허세 담긴 나의 말에서 약간의 떨림이 느껴진다. 심장이 터질 듯이 고동치고 있다. 그 때문에 온 몸의 피가 거꾸로 역류할 것 같다.
'싫지 않은 느낌... 꿈에서도 원하던 강자와의 만남에 의한 설레임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나 자신을 위로하고 '마검 프놈'을 뽑아들었다.
프놈은 미묘하게 진동하고 있었으며 켈쿠스들도 동요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호호~ 그것이 자네의 검인가? 재미있군... 살아있는 마검이라니 말일세.
초식을 예측하는 것이 쉽지 않겠군."
카시야스가 허리춤에 찬 두자루의 검을 뽑아 들었다.
압도될 것 같다.
두손에 검을 쥐었을 뿐인데 대기가 일그러지는 위압감이 느껴진다.
오늘 이자리에서 나는 목숨을 잃으리라.
카시야스의 얼굴에서 장난스러운 웃음이 사라진다. 진지한 눈빛으로 검을 다잡고는 나와의 거리를
서서히 좁혀온다.
나도 그에게 응수하기 위해 프놈을 바닥에 내려 꽂는다.
이 기술을 완성하기 위해 얼마만큼의 세월을 이 사막에서 보냈던가. 그에게 한 없이 뽐내리라...
오늘 이 한번의 대련으로 나의 검술은 완성될 것이다.
2차 각성명 | 디어사이드(Deicide)
혼과 육은 이어진 법. 생전에 아무리 뛰어났다고 하더라도 육을 잃은 혼은 변질되고 만다.
다이무스는 카시야스와 패배한 후 오랜 기간을 떠돌아다녔다. 그러면서 혼은 프놈에 집약시킨 마인처럼 더러워졌다. 생전에는 승패를 떠나 카시야스와 싸운 것을 영광으로 여기던 긍지 높은 녀석이었으나, 지금은 패배의 쓰라린 추억만 가진 채 복수를 원하는 탐욕귀에 지나지 않게 되었다. 마인에게 오염된 탓도 있겠지만 하여간 생전에 몹시 중요하게 여겼을 가치를 스스로 버리는 꼴을 보며 난 인생무상이라는 네 글자를 떠올리고는 했다.
그러던 녀석이 무슨 변덕이 든 것일까? 느닷없이 나에게 제안을 해왔다.
[지금처럼 계속 피를 뒤집어쓰는 길을 걷겠다면... 나의 힘을 한층 더 개방해 주겠다...]
"무슨 말이지?"
[금방 죽을 줄 알고 프놈에 넣을 혼이 하나 더 늘어날 거라고만 생각했지... 하지만 내 예상이 조금 빗나갔다... 재미있을 것 같으니 널 더욱 강하게 해주겠다...]
낮게 울리는 목소리는 다른 놈이 들었다면 으스스하다고 생각했겠지. 하지만 나는 코웃음조차 나오지 않았다.
"아니, 내가 무슨 말이냐고 한 건 지금까지 네 힘을 모두 쓰지 않았던 거냐고 추궁한 거였어. 감히 날 시험해? 비루한 에너지 주제에 게으름을 피울 여유가 있는지 몰랐군."
검에 깃든 마인들이 다이무스에 동조해 위협적으로 우르릉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죽어서도 시끄러운 놈들. 약할수록 시끄럽다더니 정말 그런 것 같다.
"그 잘난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전력을 다해, 다이무스. 난 유독 타인에게 엄격하지. 네가 놀고 있었다는 걸 알았으니 오늘부터 혹독하게 굴려주겠어."
[웃기는군... 고작 인간 주제에...]
"자고로 '고작 인간 주제에'로 시작하는 말을 꺼낸 놈은 언제나 망하곤 하지. 닥치고 내 말이나 들어. 내가 금방 죽을 줄 알고 쓰지 않았다는 네 힘, 그건 얼마나 강력한 힘이지?"
마인들이 내는 소음이 더 시끄러워졌다. 한번 베어줘야 조용해지려나. 검을 휘두를까 말까 하는 고민에 잠기고 있는데, 뜸을 들이던 다이무스가 대답을 했다.
[뛰어난 자가 휘두른다면 신에게 가닿을 수 있겠지...]
난 한숨을 쉬었다.
"부족하군. 역량도 배포도 모래알보다 작아. 신에게 닿는 수준이라고? 적어도 '신을 쓰러뜨릴 정도'라고 말해야 하는 거 아냐?"
다이무스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난 이 녀석이 '건방진' 내게 화가 났다는 것과, 동시에 내 대답을 만족스러워 하여 갈등을 하는 중이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요컨대 화를 내며 날 죽이려 들지, 혹은 만족스러우니 살려주겠다고 말할지 결정이 나지 않은 상황인 거다. 이게 일반적인 대화였다면 '망설였다'고 말할 정도로 긴 시간은 아니겠지만 머리에 직접 와닿는 대화에 익숙해진 나에게는 녀석의 망설임을 충분히 알아챌 수 있을 정도였다.
주제도 모르는 녀석. 제까짓 게 날 죽일지 살릴지 고민을 해? 다람쥐가 겨울잠 준비하며 도토리를 숨겨놓듯, 주인에게 제 무기를 숨겨놓은 한심한 도구를 어디까지 봐줘야 하는 걸까? 화가 치솟았지만 꾸욱 눌러 참았다. 어차피 곧 그 잘난 '숨겨놓은 힘'의 실체가 드러날 거다. 그때 가서 평가해줘도 늦지는 않겠지.
"망자의 수다는 여기까지 듣겠어. 신을 죽이겠다는 각오도 없으면 이만 성불하러 떠나는 게 어때? 말만 많은 동행자는 질색이고, 약해빠진 놈은 혐오스러우니까. 나를 따라오지 못할 거면 이만 꺼지라고."
[멍청하고 건방지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군... 좋다. 네놈이 어디까지 할 수 있는지 봐주마... 내가 전력으로 힘을 빌려주었는데도 신을 죽이지 못한다면 네놈을 가장 먼저 죽이겠다...]
멀리서 흙먼지가 피어오르는 게 보인다. 꽤나 많은 적이 몰려오고 있는 것 같다.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 검을 들어올렸다. 수없이 많은 적을 베어넘긴 이 검에는 그들의 원한만큼이나 진득한 저주가 녹아있다. 언젠가는 이 저주가 나를 죽이겠지만 아직은 아니다. 싸움 중에도, 쉬고 있을 때도 항상 등에 칼날이 들이대져 있는 기분이다. 이 정도의 긴장감이 없으면 인생은 너무 지루하겠지.
"좋아. 그럼 누가 입만 산 건방진 놈인지 확인하러 신을 죽이러 가야겠군. 신이 정말로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똑똑한 놈 말대로 '과정도 즐기도록' 해보지. 실망시키면 당장 수도원에 꽂아놓고 성불시킬 테니까 최선을 다해보라고, 다이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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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실험에서 도망쳐 나온 소녀들을 받아주는 곳은 없었다. 그것은 세상의 냉정함을 반영한 것이기도 했고, 제국의 추적이 얼마나 지독했는가를 알 수 있는 부분이기도 했다. 도망자들의 대부분은 제국의 추격대에게 희생되거나 제어하지 못한 전이의 힘에 말려들어 목숨을 잃었다.
그러나 그 중에서도 혐오스러운 전이의 힘을 완벽하게 억누르는 것에 성공하여 살아남아, 제국에 반기를 든 자들이 있었다.
초인적인 인내와 타고난 재능으로 전이의 힘을 억누르는 것에 성공한 그들은 모험가들에 섞이어 대륙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곁눈질로 싸우는 법을 익혔다. 쉴 틈 없이 몰아닥치는 치열한 전투는 죽음의 위기인 한편, 그들의 검술을 하나의 독특한 유파로 만들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쌍검을 사용한 독특한 검술과 인간 본연의 잠재력을 폭발시키는 내공의 힘은 그들 고유의 무기이자 생존법이다.
그러나 잠시의 안락도 없이 몰아닥치는 고통의 연속 속에서 발버둥치며 살아남기 위해 떠돌아 다닌 그들은 스스로를 일컫는 호칭조차 생각할 틈이 없었다. 단지 그 치열한 삶의 모습을 보고 누군가가 무심코 흘린 말이 그들의 이름이자 자아가 되었을 뿐이다.
그들이 가진 단 하나의 이름. 배가본드.
꽃처럼 아름답고 가시처럼 지독한 그들의 인생이 그 한 마디에 모두 담겨 있다.
각성명 | 검호(劍豪)
누가 감히 강함을 논하는가?
단련된 무사도 가녀린 여성의 바늘로 죽을 수 있고, 거대한 산이라도 어린 울음에 무너질 수 있다.
그것이 세상의 이치.
누가 감히 약함을 논하는가?
가녀린 여성의 바늘로 단련된 무사를 죽일 수 있고, 어린 울음은 거대한 산도 무너뜨린다.
그것이 세상의 섭리.
그렇기에 함부로 강함을 뽐내지 않는다.
이 검이 얼마나 무거운지 알기에, 그 화려함을 남이 알아주기 기대하지 않는다.
그저 묵묵히, 검이 인도하는 대로 휘두를 뿐.
검이 베어 넘기는 것은 적의 살과 뼈이지만 검이 베어 넘기는 것은 자신의 자만과 타성이다.
베고 또 벤다.
나의 삶, 나의 꿈, 나의 행복, 이 모든 것을 먹고 자란 검에 이 그릇조차 빼앗기지 않기 위해.
베고 또 벤다.
강함을 약함으로 바꾸고 약함을 강함으로 바꾸어, 오직 검이 인도하는 이 여로를 줄곧 달리기 위해.
2차 각성명 | 검제(劍帝)
이 검에 실린 무게 누가 알랴.
관중들은 그저 섬광의 화려함을 보고 감탄할 뿐.
무엇을 희생하여 얻은 것인지 알지 못하고 알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 역시 말할 생각은 없다.
확인할 수만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
내가 걸어온 길 외로웠어도 무의미하지 않았다고.
도망쳐 살던 끝에 얻은 이 검이 마침내 타인의 감동을 불러일으켰다고.
끊이지 않는 환호가 들려온다.
귀를 울리게 하는 함성은 오로지 나를 위한 것.
어떤 이해관계도 없이 순수히 나를 위해 부르는 힘찬 찬가.
이제 숨지도 도망치지도 않겠다.
나를 죽이려 드는 모든 것에서 피하지 않겠다.
나를 위한 길을 걷는 모습을 만인 앞에 보여주겠다.
타인에 의해 좌우되던 인생, 이제는 끝을 내겠다.
내 갈 길, 내가 정하여 오직 나를 위해 살겠다.
무수한 억울한 자들이 나를 보며 희망을 품을 수 있도록,
나의 이름이 압제에 지친 자들에게 하나의 상징이 되도록,
철저하게 화려하고 자유롭게 살리라.
그리하면 이 무거운 '검제'라는 이름에도 하나의 쓸모가 생기는 것이니,
나 이제 영원토록 빛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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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시르는 죽음의 신이다. 그에 대한 신앙은 역사가 시작하기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것으로 추측하고 있으며 저 유명한 보로딘 왕도 신실한 신자였음을 증명하는 자료가 남아 있다. 그러나 보로딘의 통치에
불만을 가진 세력들이 그의 실권을 계기로 우시르를 이단으로 간주하여 배척하기 시작함으로써 쇠퇴의 길을 걷게 된다. 특히 보로딘의 부하였지만 그를 배반하고 새로운 나라를 건국한 벨로우 리 그란츠는
우시르 신앙과 관련이 있는 물건을 소지하기만 해도 삼족을 멸하는 등의 가혹한 탄압을 계속하였다.
지금의 가치관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강제적인 개종과 회유는 벨로우의 시대가 지나서도
꾸준히 유지되었으며, 정책의 효과가 있어 우시르의 이름은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하지만 그 신앙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여겨지고, 또한 그 이름마저 모두의 기억에서 완전히 잊혀진
지금에 와서 죽음의 신 우시르의 이름이 곳곳에서 거론되고 있다.
스스로를 다크템플러라 칭하는 그들은 죽음의 신 우시르를 수호하는 비밀 기사단이며 그 사실을
자랑스레 여긴다. 스투루 산맥의 깊은 곳에서 숨어 지내던 이들의 수나 목적은 아직 파악된 바가 없으며,
목격담 또한 적어서 소문인지 사실인지 파악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그러나 얼마 되지 않는 증언
속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특징을 통해 다크템플러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
싸울 수록 강해지는 그들은 그림자에 숨어 움직이며 우시르의 힘을 빌려 적을 파괴하는가 하면,
타인의 영혼마저 자신의 힘으로 흡수한다.
그들에게 어떤 가르침이 있어 역사의 어둠에서 불현듯 모습을 드러내었는지, 어떻게 그 오랜 시간
비밀을 지켜왔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들의 음습하면서도 사나운 전투 방식은 우시르의 적에게
큰 공포로 다가올 것이 분명하다.
각성명 | 암제(暗帝)
'죽음의 기사라고? 어린애 말장난처럼 유치하기 짝이 없군.'
머릿속에서 울리는 과거의 목소리는 누구의 것이었던가.
'정도(正道)에서 벗어난 원시 종교의 추종자 따위 정의를 구현하는 이 검 앞에선
하룻강아지에 불과하오.'
그 자신만만했던 목소리는 결국 오만에 불과했다는 말인가.
빗소리가 차다.
이미 춥고 더움을 느낄 수 없는 이 몸은 귓가를 때리는 빗소리를 들으며 추위를 기억해 내고 있다.
추위라도 느끼지 않으면 이 극에 달한 공포를 오롯이 느껴야 한다. 그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
저 자가 죽음의 신 우시르를 수호하는 기사에 불과하다고? 우시르 본인이 아니라?
고대의 신이 인간에게 받은 모멸에 분노하여 이 세상에 현현한 화신이 아니란 말인가?
아아. 지금 몸뚱이를 일으켜 저 언덕 너머까지 달려갈 수 있다면 목이 찢어져라 외치고 싶다.
도망가라. 피해라. 죽어서도 영혼이 고통받고 싶지 않다면 어서 무기를 버리고 달려라.
이곳에 있는 것은 인간이 아니다. 죽음 그 자체다.
신이여. 나를 붙잡은 이 어둠을 그들이 발견할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이 암제(暗帝)는 그들이 어찌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주소서.
그리고 가능하다면 이 영혼을 부수어 주소서.
이 어둠 속에서 영겁을 갇혀 있어야 한다면 차라리...
2차 각성명 | 네메시스(Nemesis)
동지여, 일어서라. 복수의 때가 왔다.
긴긴 세월 어둠에 숨어지내던 우리 앞에 죽음의 사자가 나타나셨다.
그분은 말씀하셨다.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 적을 도륙하라고.
우시르 님의 뜻을 받들어 이 무가치한 세상을 가치 있게 바꾸라고.
눈을 떠라. 고개를 들어라. 무기를 잡고 앞을 보라.
우시르 님의 가르침을 잃고 천하고 더럽게 변한 세상을 보라.
감히 우리를 이단이라 부르며 거부하는 우둔한 자들의 비애를 보라.
저들이 있어 사람은 불행해진다. 저들이 있어 땅은 황폐해진다.
혼란을 초래할 뿐인 불필요한 자들을 처벌하자.
베어 쓰러뜨려 우리와 우리 후손을 위한 천국으로 만들자.
병에 걸린 자, 가난한 자, 가족을 잃은 자, 시기 받는 자, 모두 일어서라.
긴 은둔은 끝났다. 이 세상은 우리 것이다.
지고한 네메시스의 율법이 저들에게 가장 비참한 죽음을 선사하리라!
- 일식 날을 기해 우시르의 추종자들이 전 아라드에 뿌린 선동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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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던전앤파이터 공식 홈페이지
http://df.nexon.com/df/guide/TO/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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